태양을 닮은 포도, 그르나슈는 왜 이렇게 다채로울까?와인을 마시다 보면 유독 부드러운데도 알코올의 온기가 또렷하게 느껴지는 순간이 있다. 입안에서는 붉은 과일이 풍성하게 퍼지는데, 구조는 생각보다 유연하다. 이런 경험의 중심에 자주 등장하는 포도가 바로 그르나슈다. 이름은 익숙하지만, 성격을 한 문장으로 정의하기는 쉽지 않다. 이 포도는 장소와 양조 방식에 따라 놀라울 정도로 다른 얼굴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태양과 바람이 만든 역사그르나슈의 뿌리는 스페인 북동부 아라곤 지역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중세 시기 지중해를 따라 활발히 이동하며 남프랑스, 이탈리아 사르데냐(현지명 카논나우), 호주까지 퍼졌다. 더운 기후에 강하고 수확량이 안정적이어서 농가에 사랑받았고, 오래된 포도나무가 많은 것도 이 품종의 특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