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은 낯설지만 기억에 남는 포도, 블라우프랭키쉬는 왜 다시 주목받을까
와인 리스트에서 처음 보는 이름을 마주했을 때, 괜히 더 눈길이 가는 경우가 있다. 발음부터 쉽지 않은 블라우프랭키쉬가 그렇다. 독일어권 특유의 낯선 울림 때문에 어렵게 느껴지지만, 막상 마셔보면 의외로 친근하다. 이 포도는 화려함보다는 균형과 개성으로 기억에 남는 타입이다. 그래서 최근 들어 ‘알고 마시는 사람’들 사이에서 조용히 언급 빈도가 늘고 있다.

중앙유럽에서 자라난 늦깎이 주인공
블라우프랭키쉬는 오스트리아와 헝가리를 중심으로 한 중앙유럽에서 오랜 역사를 지닌 포도 품종이다. 기록에 따르면 중세 시대부터 재배되었지만, 오랫동안 국제 시장에서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프랑스와 이탈리아 품종들이 세계 시장을 장악하던 시기, 이 포도는 지역 소비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최근 상황이 달라졌다. 산도와 구조가 뚜렷한 레드 와인을 선호하는 흐름 속에서, 블라우프랭키쉬의 개성이 다시 평가받기 시작한 것이다. 과하지 않은 알코올, 명확한 산도, 음식 친화적인 성격은 현대적인 와인 취향과 잘 맞아떨어진다.
주요 산지와 기후가 만든 성격
블라우프랭키쉬의 핵심 무대는 오스트리아다. 특히 부르겐란트 지역은 이 품종을 대표하는 산지로 꼽힌다. 이곳의 비교적 따뜻한 낮과 서늘한 밤은 포도의 산도와 향을 균형 있게 유지해준다.
이 포도는 기후의 영향을 비교적 솔직하게 드러낸다. 너무 더우면 무거워지고, 너무 서늘하면 날카로워질 수 있다. 그래서 생산자들은 토양과 일조량을 세심하게 관리하며, 이 품종의 ‘중간 지점’을 찾는 데 집중한다. 그 결과, 지역마다 미묘하게 다른 스타일이 만들어진다.
맛과 향에서 느껴지는 긴장감
블라우프랭키쉬의 가장 큰 특징은 산도다. 첫 모금에서 느껴지는 상큼한 긴장감이 이 포도의 인상을 결정짓는다. 체리, 산딸기 같은 붉은 과실 향이 중심을 이루고, 그 뒤로 후추나 허브 같은 스파이스 노트가 따라온다.
바디감은 중간 정도로 과하지 않으며, 타닌은 분명하지만 거칠지 않다. 이 덕분에 와인이 무겁게 느껴지지 않고, 한 잔 이상 마셔도 부담이 적다. 블랙 프루트 중심의 레드 와인에 익숙한 사람에게는 다소 색다르게 느껴질 수 있지만, 바로 그 점이 이 포도의 매력이다.
음식과 만났을 때 드러나는 진가
블라우프랭키쉬는 단독으로 마실 때보다 음식과 함께할 때 훨씬 자연스럽다. 산도 덕분에 기름진 요리의 부담을 덜어주고, 허브나 향신료를 사용한 음식과도 잘 어울린다. 특히 돼지고기, 오리 요리, 버섯을 활용한 요리와의 조화가 좋다.
이 포도는 식사의 흐름을 끊지 않는다. 와인이 앞서 나가기보다는, 음식과 나란히 걸어가는 느낌을 준다. 그래서 ‘식탁 위의 레드 와인’이라는 표현이 잘 어울린다.
초보자에게는 어떻게 다가올까
블라우프랭키쉬는 레드 와인 입문자에게 완전히 쉬운 품종은 아니다. 산도가 분명해 처음에는 다소 날카롭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가벼운 레드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고 싶을 때, 이 포도는 좋은 길잡이가 된다.
특히 다음과 같은 취향을 가진 사람에게 잘 맞는다.
- 무겁지 않은 레드 와인을 선호하는 경우
- 산도가 있는 와인을 좋아하는 경우
- 음식과 함께 마실 와인을 찾는 경우
세계적으로 언급되는 블라우프랭키쉬 와인
이 품종으로 만들어진 일부 오스트리아 프리미엄 와인은 국제 와인 평론가들 사이에서도 꾸준히 언급된다. 공통점은 화려함보다는 구조와 균형에 초점을 맞춘 스타일이라는 점이다. 숙성을 거친 블라우프랭키쉬는 과실 향 위에 흙, 스파이스, 미네랄 뉘앙스가 더해지며 훨씬 복합적인 인상을 준다.
가격이나 희소성보다, ‘완성도 높은 지역 와인’이라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는 점에서 이 포도의 위치를 짐작할 수 있다.
블라우프랭키쉬가 남기는 인상
이 포도는 강요하지 않는다. 천천히 마시다 보면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된다. 첫인상은 다소 낯설 수 있지만, 몇 모금 후에는 왜 이 포도가 다시 주목받는지 알게 된다.
블라우프랭키쉬는 중앙유럽의 기후와 식문화가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화려하지 않지만 균형 잡혀 있고, 유행보다는 일상의 식탁에 어울린다. 그래서 이 포도는 한 번의 경험보다, 반복해서 마실수록 신뢰가 쌓이는 타입으로 기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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